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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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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19-04-10

[2019.03.14] [르포] 11만t급 유조선 세계 1위 대한조선, 부활 뱃고동 울린다

지난 4일 오전 7시쯤 전남 해남군 대한조선 야드. 축구장 4개짜리 넓이의 작업장 한복판에 높이 100여m 골리앗 크레인(1500t급)이 우뚝 서 있었다. ‘위잉.’ 조선소 근로자들이 자르고 이어붙인 수백t짜리 선박 블록을 크레인이 들어 올렸다.

건조장에 가까이 다가서자 철판을 두드리고 연마하는 소음과 대형 크레인이 움직일 때 나는 경보음이 귀를 울렸다. 지지대 위에 쌓아둔 20m 높이 쇠벽에서는 근로자들이 ‘윙윙’ 쇠를 갈아내고 있었다. 쇠를 입안 가득 머금은 듯한 냄새가 퍼졌다.
 

중형 조선소 대한조선이 부활의 뱃고동을 울리고 있다. 2017년과 지난해 각각 14척과 15척의 수주에 성공했다. 연간 생산량(12척)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는 것. 박용덕 대한조선 사장은 "3년 전만 해도 야드에 일감을 어떻게 채울까 한숨이 나왔다"면서 "지금은 내년 상반기까지 건조할 물량을 확보할 정도로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11만t급 유조선만 만들어…직원 숙련도·생산성↑

건조장 가장 왼쪽 독(dock·배 만드는 작업장)에 가까워지자 길이 250m, 높이 30m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 ‘HN5020’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스 선주에게 인도될 예정인 배는 페인트칠까지 마친 상태로, 진수식을 이틀 앞두고 있었다.

이날 HN5020 선내 조리실에서는 ‘삼겹살 파티’가 열렸다. 진수식 전 선내에 전력 공급이 가능한 수준의 공정률(82.7%) 달성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대한조선 임직원들은 선박의 히터를 가동해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박용덕 사장은 "진수식 전에 갤리(선박의 조리실)에 전력 공급을 한 것은 큰 성과"라며 "공정률 0.1%를 올리기 위해선 현장에서 피와 땀을 섞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조선은 과거 벌크선 등 다양한 선박을 만들었지만 최근엔 11만t급(아프라막스) 유조선 건조에 주력하고 있다. 한가지 종류의 배를 계속해서 만들다보니 직원들의 숙련도가 높아졌고, 품질과 생산성도 개선됐다. 대한조선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장점유율 42%로 2위 삼성중공업을 제쳤다.

 

2007년 설립된 대한조선은 대우조선해양이 지분 23.4%를 보유하고 있다. 2009년 이후 불어 닥친 조선경기 침체로 워크아웃(채권단관리)과 법정관리를 겪었다. 희망퇴직과 무급순환휴직 등의 고통을 이겨내고 2015년 말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하지만 2016년에도 수주가 단 2척에 그치는 등 일감 절벽을 맞았다.

대한조선은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인적 구조조정에 나섰다. 전체 직원 중 비생산직 20%(100여명)를 희망퇴직시키고 연봉 일부를 반납하도록 핬다. 지난해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은 2016년보다 약 18%나 줄었다. 대한조선 노동조합과 직원들은 회사의 구조조정에 투쟁보다는 희생을 택했다.

나형식 대한조선 대리는 "회사가 두번이나 문 닫을 위기를 겪으면서 회사가 살아야 모두가 산다는 마음이었다"며 "목포 지역을 대표하는 회사이고, 직원의 90%가 이 곳 출신이다. 회사가 망하면 지역 경제도 어려워진다는 위기감이 컸기에 고통분담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 지역경제에 긍정적 효과…대우조선 매각으로 ‘홀로서기’
최근 대한조선의 부활은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 목포본부에 따르면 전남 대불산단 내 조선사들의 지난해 12월 생산액은 총 2866억원으로, 2017년 12월보다 21% 증가했다. 대불산단 제조업체 및 조선업체의 상시 고용인원(도급·파견제외)도 1만6400명으로 2017년 12월(1만4000명) 대비 17.3% 늘었다.

 

하지만 대한조선의 

앞날에 변수가 생겼다. 형님 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에 매각되지만, 대한조선은 매각 계약에서 빠져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용덕 사장은 "올 1분기에도 600억~700억원 규모 원유운반선을 2척 수주했다"며 "아프라막스급 선박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 큰 용량인 수에즈막스급(13~15만톤)급 원유운반선 수주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